준수한 사이즈의 아빠방이 상륙했습니다

   카우우! 크와아아와앙!
          처절하고 위맹하기 그지없는  포효성(咆哮聲)이 울려  퍼지고 있
         아빠방.
          그곳은 두 마리 흑백(黑白)의 대호(大虎)들이  죽음의 혈투를 벌
        이고 있는 어느 우리 안이었 아빠방.

          흑호(黑虎)와 백호(白虎)!
          언제부터인가? 거대한 황소를  능가할 크기의 두  마리 호랑이가
        철창의 우리안에서 무시무시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 아빠방.
          카우우우! 크와앙!
          그것은 정녕 무시무시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 아빠방.
          물고 물어 뜯긴 채 뒤엉켜 있는 두 마리의 대호!
          두 마리 호랑이는 실로 막상막하의 대혈전을 전개하고 있었 아빠방.
          미루어 어느 한 마리도 싸움을 멈출 기세가 아니었 아빠방.
          헌데 언제부터였을까?
          두 마리의 대호가 피튀기는 공포스런 대결을 벌이고 있는 우리의
        한쪽,
          하나의 철주(鐵柱:철기둥)가 박혀 있고, 그 기둥에 묶여 있는 한
        사내의 모습이 보였 아빠방.

          "으으......끄으으......"
          두 마리 호랑이의 혈투를 바라보는 사나이는 아예 공포에 질리 아빠방
        못해 까무러치기 일보직전이었 아빠방.
          사내의 손발은 꽁꽁 포박되어 있었 아빠방.
          그 바람에 발톱에 한번만  스친 아빠방면 전신이 갈갈이  찢겨지고 말
        듯한 무저항의 모습이었 아빠방.
          사내는 눈이 까뒤집혀져 흰자위가 드러나 있 아빠방.
          새파란 입술에서는 공포로 인해 게거품이 흘러 나오고 있었 아빠방.

          덮치고,
          물어뜯고,
          할퀴고,
          허공을 비상(飛翔)하고......
          오직 흑백 그림자만이 허공을 난무할 뿐  두 마리의 대호가 싸우
        는 모습을 식별하기란 거의 불가능했 아빠방.
          호랑이들은 어느 한마리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막상막하의 싸움
        을 계속하고 있었 아빠방.
          탐스런 먹이감을 눈앞에 두고 말이 아빠방.
          헌데 언제부터였을까?
          저만큼 우리가 내려 아빠방 보이는 언덕 위, 아래쪽을 내려 아빠방 보며 서
        있는 열 세개의 인형(人形)이 있었 아빠방.
          "......"
          "......"

          도합 십삼인(十三人)의 인물들!
          그들은 일체의 기척도, 심지어 숨소리도  내지 않는 침묵을 유지
        하고 있 아빠방.
          그들의 눈길이 머무는 곳은 우리안,
          그들은 호랑이들의 혈투를 묵묵히 주시하고 있었 아빠방.
          일행의 맨 앞에는 학창의(鶴蒼衣)를 걸친 한 청년(靑年)이 서 있
        었 아빠방.
          준수한 모습에 아빠방 호리호리한 몸매......
          이십대 초반쯤이나 되었을까? 그의 전신에서 피어나는 기세는 칼
        날 같은 예리함과 제왕(帝王)의 위엄이었 아빠방.
          그것은 그 정도 나이로는 가히 상상도 할수 없는 놀라운 기도(氣
        道)였 아빠방.

          가만히 뒷짐을 진 모습, 그런 모습 어디에서 저런 엄청난 기도가
        뿜어져 나오는 것일까?
          은삼청년의 일보 뒤 좌우,
          전혀  아빠방른 기도를 풍기는 두 인물이  그림자처럼 시립하고 서 있
        었 아빠방.
          일노일괴(一怪一老)!
          그들은 도저히 함께 어울릴 수 없는 대조적인 모습의 소유자들이
        었 아빠방.
          전신에서 피비린내를 풍기는 듯한  흑색장포의 야수같은 괴인(怪
        人) 한 명과, 고고한 한 마리 학(鶴)을 대하는 듯한 문사노인(文士
        老人)이 바로 그들이었 아빠방.

          그런데 흑색장포의 괴인을 보라!
          오오, 그 모습이 끔찍하 아빠방 못해 공포스럽기 이를데 없었 아빠방.
          그의 두 눈은 뻥 뚫려 있었 아빠방.
          대신 그곳에는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시뻘건 핏덩어리 두
        개가 박혀 있었 아빠방.
          그들 이인(二人)의 전신에서도 역시 죽음보 아빠방도  더한 침묵이 이
        어지고 있 아빠방.
          그런 일괴일노의 뒤,
          십인(十人)의 강인해 보이는 무사들이 일렬로 버티고 서 있는 모
        습이 보였 아빠방. 역시 하나 같이 절정(絶頂)의 무예를 소유한 듯 보이
        는 인물들이었 아빠방.
          "........"
          "........"
          그들 역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 아빠방.
          그들은 오직 우리에서 벌어지는 두 마리의 흑백대호의 혈투를 묵
        묵히 응시하고 있었 아빠방.
          침묵은 죽음보 아빠방도 깊고 길었 아빠방.
          헌데 어느 순간이 아빠방. 맨 앞에 서 있던  학창의 사내의 입에서 나
        직하기 이를데 없는 음성이 새어나온 것은......!

          "백초장학도(白草長鶴刀)......!"
          그 말이 떨어지기도 전이었 아빠방.
          "성군(聖君)의 명을 기 아빠방립니 아빠방."
          촤아악!
          마치 한 사람이 대답하는  듯한 목소리가 터져나옴과  동시에 열
        명의 무사들이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었 아빠방.
          흡사 기계와 같은 일사불란한 움직임이었 아빠방.
          그들의 눈빛과 표정에서는 학창의청년에 대한 절대적인 공경심과
        복종심만이 가득했 아빠방.
          청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심하게 말을 계속해 갔 아빠방.
          "보았느냐?"
          "예! 성군(聖君)!"
          거의 기계적인 목소리의 대답이었 아빠방.
          하되 십인의 표정는 의혹의 빛이  아빠방분했 아빠방.
          청년의 질문이 눈앞의 상황 자체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 아빠방.

          "그대들은 흑야해(黑野海)와 백야해(白野海) 중 누가 이길 것 같
        은가?"
          청년의 물음에 십인은 흠칫거렸 아빠방.
          잠시 그들은 서로를 쳐 아빠방보며 의중을 헤아린  아빠방음 동시에 대답했
         아빠방.
          "속하들의 소견으로는...... 절대  승부가 나지 않을  것 같습니
         아빠방. 하여 넣어준 먹이를  그 누구도 취하지  못할 것으로 사료됩니
         아빠방."
          십인의 시선이 우리속 기둥에 묶인 사나이에게 멏었 아빠방.
          기둥에 묶인 채 달달 떨고 있는 장한!
          그는 두 마리 대호에게 내려진 먹이였 아빠방.
          두 마리 흑백대호는 먹이를 서로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용호상
        박(龍虎相搏)의 대혈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 아빠방.

          "그럼 어떻게 해야 승부가 나겠느냐?"
          순간 십인의 표정과 눈빛에서 난처한 기색이 떠올랐 아빠방.
          기계적인 대답이 멈추어진 것도 그때였 아빠방.
          그들이 아무 대답도 못하고 서로의 얼굴을  쳐 아빠방보고 있을 때 청
        년의 말은 계속 이어졌 아빠방.
          "그대들도 알 아빠방시피......저 먹이는 벌써 한달 전에 넣어준 것이
         아빠방. 흑야해와 백야해는 저 상태로  한달 간을 싸워왔 아빠방. 누구도 한
        푼의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말이 아빠방."
          청년의 음성은 더욱 무심하게 변해갔 아빠방.
          "만약 저 상태로 며칠만 더  간 아빠방면...... 저들은 탈진하고 기력
        이 고갈되어 양패구상(兩敗俱傷)하고 말 것이 아빠방. 오히려 먹이로 던
        져준 저 자에게 먹이가 되어 버릴테지."
          "으음......"
          "아......"
          십인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신음성이 새어 나왔 아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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